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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에 대한 오해와 진실<한도병원 심장내과 과장 오수성>
  • 작성일 2013-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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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약, 한번 먹으면 계속 먹어야 한다면서요?" 고혈압 환자를 진료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의 하나다. 여러가지 의미로말한다고 생각한다. 그냥 말 그대로 장기간 먹어야 하지 않느냐는 의미에서부터 어차피 고혈압 약을 먹어도 병은 치료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혈압을 진료하는 의미로서 느끼는 가장 큰 의미는 고혈압 약을 먹다가 끊으면 아예 처음부터 먹지 않은 것보다도 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것이다.
 
마지막 의미는 완전히 틀린 말이다. 고혈압 약을 장기적으로 복용하게 되는 것은 '고혈압 약의 문제'가 아니라 고혈압이라는 병의 진행 때문이다. 혈압은 보통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더 상승하게 되며 고혈압 약은 고혈압을 완치시키는 것이 아니라 약을 복용하는 동안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때문에 많은 경우 혈압약을 장기간 또는 평생 복용하게 되는 것이지 혈압약의 중독성이나 중단했을 경우의 부작용 때문은 아니다.
 
흔하지는 않지만 혈압약을 복용한 후에 운동 등의 생활습관 교정으로 혈압약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경우도 있다. "나는 아프지도 않은데 왜 약을 먹나요?", 고혈압으로 찾아온 많은 분들은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오며, 나머지 분들 중 적지 않은 분들은 두통을 호소하며 찾아온다. 그리고 약을 먹자고 하면 왜 아프지도 않은데 약을 먹느냐, 또는 혈압약을 먹는데도 왜 계속 두통이 있느냐고 불평을 한다. 고혈압은 환자가 느끼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두통의 대부분은 고혈압 때문이 아니며 아주 심한 고혈압에서나 두통이 발생한다.
 
고혈압은 뇌졸중, 심근경색, 울혈성 심부전, 신장병, 말초혈관질환과 같은 심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이다. 고혈압이 뇌혈관질환 발생에 기여하는 정도는 40%, 허혈성 심장질환에 기여하는 정도는 16%다. 바꾸어 말하면 정상혈압을 유지하면 뇌혈관질환과 허혈성 심장질환을 각각 40%, 16% 예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 세계적으로 사망원인의 6%가 고혈압때문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어떤가? 이정도면 통증이 없어도 약을 먹어야 할 이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고혈압은 말 그대로 혈압이 높은 상태를 말하며,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완기 혈압 90이상을 고혈압이라고 한다. 고혈압은 전세계 10억 이상의 인구가 가지고 있는 질병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전체 인구의 1/5가량이 고혈압 환자이고 60세 이상에서는 반 이상이 고혈압 환자로 집계되고 있다. 이 중에서 자신이 고혈압임을 알고 있는 사람은 반정도이며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25~40%, 실제로 적절하게 혈압이 조절되는 환자는 10%를 간신히 넘을 뿐이다.
 
우리나라도 평균연령이 점차적으로 증가하면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였다. 고혈압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각 개인이 혈압이 높은 상태로 더 오랜 시간을 건강하게지내야 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여 진료실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건강식품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된다. "자식들이...해외에서..."로 시작하는, 듣도보도 못한, 그리고 값도 싸지 않은 건강식품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가 하는 질문들이다. 그 식품들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며 실제로도 그 식품들이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고혈압을 조절하였을 때 심혈관질환이 감소한다는 것은 너무나 명확하게 알려져 있다.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고혈압 치료가 약 뿐인 것으로 보여서 덧붙인다. 고혈압 전단계(수축기 혈압 120-140, 이완기 혈압 80-90)인 분들과 현재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있는 분들에게서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체중 감소, 염류섭취 감소, 알코올 섭취 감소, 적절한 운동, 야채와 과일 섭취 증량, 지방 섭취 감소 등은 모두 혈압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들이다.